2026년 1분기 한국 대기업들의 재무 실적과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삼성물산과 대한전선의 실적 발표에서는 각기 다른 산업군에서의 사업환경과 경영 성과가 대조된다. 삼성물산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일회성 비용의 영향을 받으며 건설 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나, 상사와 패션 부문의 견조한 성장으로 전체 매출 10조4660억원, 영업이익 720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분기 실적을 유지했다. 반면 대한전선은 AI 확산과 글로벌 전력망 수요 증가에 힘입어 분기 매출 1조834억원, 영업이익 604억원으로 각각 26.6%, 122.9%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한편, 202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는 한화가 방산과 에너지 중심 사업 구조와 적극적 M&A 전략에 힘입어 롯데와 포스코를 제치고 처음으로 재계 5위에 오르는 등 재계 서열에 큰 변동이 있었다. 지정학적 갈등 심화가 방산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K뷰티와 K푸드 등 한류 관련 기업들의 성장도 돋보였다. 한국콜마와 오리온은 대기업집단 신규 편입 됐으며, 토스와 다우키움 등 증권업계도 자산총액 증가를 반영해 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었다. 전체 대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으며, 상위 5개 기업집단이 절반 이상의 매출을 차지하는 집중 현상도 여전하다.
이같은 산업별 실적과 기업 순위 변동은 지정학적 리스크, AI 및 신재생 에너지 수요 증가,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각 기업의 전략적 대응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삼성물산의 복합 사업 포트폴리오는 전반적 실적 안정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대한전선은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간다. 동시에 한화의 방산 및 에너지 전략은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기업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재계 전반에 걸쳐 이런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 수립과 혁신 투자가 혁신과 성장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2026년 1분기에 매출 10조4660억원과 영업이익 7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90억원(7.5%) 증가하였지만 전분기 대비 3660억원(3.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억원(0.55%) 감소, 전분기 대비 1020억원(12.4%) 하락했다.
건설부문은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매출 3조4130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30.2% 감소했으나, 주요 사업의 안정적 진행으로 점진적 개선이 예상된다. 상사부문은 철강, 비료, 비철금속의 수요 회복과 태양광 개발, 해외 운영사업 견조세에 힘입어 매출 4조1140억원, 영업이익 109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7%, 73% 증가했다.
패션부문도 상품력 강화와 신규 브랜드 호조로 매출 5730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 각각 13.7%, 11.8% 증가했다. 반면 리조트부문은 급식·식자재 사업 확대로 매출 9300억원(5.8% 증가)을 달성했으나,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은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대한전선은 2026년 1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1조834억원과 영업이익 60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6%, 영업이익은 122.9%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AI와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와 초고압 프로젝트 매출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5.6%로, 최근 5년 평균 영업이익률 2.76% 대비 2.84%p 상승했다.
신규 수주는 7340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수주잔고는 3조8273억원으로 2021년 말 호반그룹 편입 이후 3.5배 이상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66%에서 117.2%로 크게 개선돼 재무 건전성이 강화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6년 4월 29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 총 102개 기업집단이 지정되었다. 삼성, SK, 현대차, LG가 1~4위를 유지한 가운데, 한화가 지난해 7위에서 5위로 올라서며 롯데(6위), 포스코(7위)를 제치고 처음으로 5위권에 진입했다.
한화의 약진은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방산 및 에너지 사업 강화와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이 주효했다. 방산 업계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과 LIG의 순위도 각각 62위에서 53위, 69위에서 63위로 상승했다. K-뷰티·K-푸드 분야에서는 한국콜마, 오리온이 신규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한편, 토스와 다우키움 등 금융·증권업계도 자산총액 증가로 대기업집단에 처음 또는 새롭게 지정되었으며, 전체 대기업 매출액은 2095조20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4.4% 증가했다. 상위 5개 대기업집단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집중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